불과 문자 그리고 바퀴 fire and letters and whe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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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88회 작성일 20-03-02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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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명의 발전의 기반이 된 발견

인류의 문명사를 대략 5000년이라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인데, 이것은 역사가 기록되기 시작한 이후의 시간이라고 볼 수 있다. 역사 이전의 시대는 선사시대라고 하여 '기록' 이전의 시대로 구분한다. 역사시대는 다시 예수의 탄생을 기준으로 하여 기원전(Before Christ: B.C.)와 기원후(Anno Dommini: A.D.)로 나눈다. 이런 세세한 구분의 보다 정확한 의미는 물론 역사학자들의 몫이지만, 우리가 보는 인류의 역사는 여러 가지 다양한 계기가 된 사실, 사건들을 통해서일 것이다.


역사의 발전은 두 가지의 측면에서 고찰될 수 있겠는데, 물론 깊이 연구를 하면 고찰방법은 다양하고 깊이 있는 철학이 있겠지만 필자는 필자의 관점에서 본 이야기를 하려 한다. 그리고 이것은 어디까지나 필자의 관점이지, 이것을 강요한다거나 일반화시키려는 생각은 없다. 그것은 문화(文化)적인 관점과 문명(問名)적인 관점으로 나누어 살펴보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문화'라는 말이 함축하는 의미는 다분히 정신적이거나 정서적인 측면에서의 지식이나 사상을 뜻하는 것으로 볼 수 있으며, '문명'은 대체로 물질적이며 도구적인 측면에서의 대상을 위주로 다루어지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인류의 역사를 어느 측면만을 가지고 설명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으며 아마도 그렇게는 설명이 불가능할 것이다. '의식'과 '물질'로 대표되는 문화와 문명은 상호보완적인 관계에서 발전을 해왔다고 해야 옳을 것이다.


이 발전과정 속에서 발전의 계기로서, 또는 발전을 가속화시키는 촉매제로서 역할을 한 발견과 발명 몇 가지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인류의 역사에서 획기적인 발명품과 발견의 대상 역시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을 것이지만, 가장 근원적이며 다른 발전이나 발견, 발명의 모태가 된 것으로는 크게 불(火)과 문자(文字) 그리고 바퀴(輪)의 세 가지로 압축될 수 있을 것이다.



불과 문자의 발명 
 

이들 세 가지의 발견, 발명 중에서 불은 아마도 가장 오래된, 또는 가장 먼저 '발견된' 존재일 것이다. 불을 발견하기 전까지 인간은 고기를 날것으로 먹었으며, 추위를 피할 방법도, 해가 진 후에 어둠을 밝힐 아무런 방법도 없었을 것이다. 불로 인하여 인간의 식생활과 주거생활은 물론 활동 가능한 시간대가 늘어나게 되었다. 불의 혜택은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도자기를 굽고 금속을 제련할 수 있게 되는 등 보다 문명화된 사회로 가는 지름길을 밝혀주게 되었던 것이다. 
 

문자 역시 인류 문명의 발달을 가속시킨 역할을 한 수단으로서 문자의 발명으로 인간은 '정보'를 보관할 수 있게 되었다. 문자는 인류의 물질적 문명뿐 아니라 정신적이고 철학적인 문화도 발달시키는 지대한 역할을 하였다.


바퀴의 발명


불로 인하여 인간은 야생에서 벗어나 '사람'으로서 생활할 수 있게 되었으며, 문자로 인하여 비로소 정보와 지식을 소유한 '인간'이 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문명의 발달을 가속화시키는 보다 더 획기적 기여를 한 것은 바퀴(wheel)의 발명이라고 할 수 있다. 바퀴로 인하여 인간의 활동범위는 놀라울 정도로 넓어졌으며, 수송의 양과 방법 그리고 속도에 있어서도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게 되었다.


인류역사에서 바퀴가 등장한 시기와 유래는 정확히 입증되지는 않았으나 대체로 BC 3500년경 메소포타미아에서 처음으로 사용되었을 것이라고 추측된다. 메소포타미아의 바퀴는 통나무를 둥글게 자른 원통 형태의 바퀴인데, 바퀴가 만들어지기 이전에는 길고 둥근 나무 굴림대를 썰매 형태의 판 밑에 놓고 밀었다고 한다. 초기의 원통 형태의 바퀴는 이후에 무게를 줄이기 위하여 원통에 구멍을 뚫다가 이 구멍이 점차로 커져서 스포크(spoke)의 형태로 발전된다. 스포크(바퀴살)을 가진 바퀴로 발달된 뒤 육상 교통은 급속히 발달하게 되었는데, 바퀴살의 수는 시대별로 12, 16, 18 등으로 증가하였고 근대에 와서는 금속제 스포크의 채용으로 다수의 스포크를 가진 현재의 자전거 바퀴와 유사한 형태로 발전하였다. 또한 바퀴는 공기를 주입한 타이어가 발명되어 훨씬 더 빠르고 부드러운 성능을 가지게 되었으며, 모든 차량의 가장 기본적이고 공통적인 구조물이 되었다.


인류의 문명은 이러한 세 가지의 중요하면서도 기본적인 발견과 발명품에 의하여 발달해 왔다. 이제 오늘날 우리의 주변을 둘러 보면 이 세 가지 중 어느 하나라도 기본적 요소로서 가지지 않은 것이 없다. 자동차를 살펴보자. 자동차는 앞에서 살펴본 세 가지의 발견, 발명을 모두 가지고 있으며, 이들 중 하나라도 없으면 이루어질 수 없다. 이와 함께 자동차를 가장 잘 대표하는 특성은 바로 바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며, 바퀴는 바로 모든 운송수단의 근본을 이루는 특성이다. 바퀴를 가진 대상은 자동차는 물론이고 기차와 버스 트럭 등 모든 육상 운송수단과 심지어 비행기도 바퀴가 없이는 온전히 서 있기도 어려울 뿐더러 이륙조차 불가능하다.


자동차 바퀴에 담긴 스포츠성의 비밀

그런데 우리가 상상하고 있는 자동차의 미래상은 어떤 모습일까? 혹자는 미래에 나올 자동차는 바퀴가 없이 공중을 날아다니거나 또는 모노레일 같은 궤도를 달리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우리가 분명히 구분해야 할 것이 있다. 날아다니는 것은 비행체이고 모노레일은 철도이다. 이들은 자동차를 대신할 수는 있겠지만 자동차는 아니다. 자동차는 바퀴를 가지고 땅을 구르는 이동수단이다. 땅이 울퉁불퉁하다면 그렇게 구르고 길이 구불구불하다면 음악을 연주하듯 헤치고 가는 적극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이지 레일이 없는 곳은 못 가고, 산과 계곡이 있다고 날아서 뛰어넘어 피해 가는 '소극적인' 이동수단이 아니다.


자동차를 가장 자동차답게 만들어주는 것은 자동차만이 가지는 바퀴에 의해 만들어질 수 있는 스포츠성이다. 길을 바퀴로 '느끼며' 타이어가 가지는 운동성능의 한계에 부딪히며 급커브에서 쏠리기도 하고 긴장하기도 하면서 달린다는 것이 자동차만이, 스포츠카만이 가질 수 있는 '건강한 아름다움'인 것이다. 만약 스포츠카가 날거나 모노레일에 의해서 단 한 방울의 땀도 흘리지 않고 시속 200km, 300km의 속도를 냈다면 그 '매력'은 사라지고 말 것이다.


인류문명의 가장 근원적인 원리와 도구로 이루어진, 현대문명의 소산이며 건강한 스포츠성을 바퀴와 함께 간직한 어찌 보면 원시적이랄 수도 있는 궁극적인 이동수단이 자동차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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