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을 위한 포드 모델 T (Ford Model T for the Publ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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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23회 작성일 20-03-02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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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의 마이너스적 품질개선

유럽의 차들이 공예품적인 성격을 가진 차들이었다면 미국의 차량들은 공업 제품의 성격이 강하다. 물론 처음부터 미국의 차량들이 공장에서 대량생산된 것은 아니다. 미국에서 공식적인 차량의 대량생산 시기는 1913년부터로 보아야 한다. 포드가 모델 T를 개발한 것은 1908년이지만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에 의한 일관생산체제(一貫生産體制)가 갖추어져 대량생산이 시작된 것은 1913년부터이기 때문이다.


포드는 모델 T를 대량생산하기 위해 차체의 구조나 제작방법 등을 개선하고 효율화시켰는데, '생산에 적합한 구조'나 '효율성을 높이는 구조'의 개념이 이 때 생겨났다고 볼 수 있다. 포드 모델 T의 시판 가격은 초기에는 800달러가 넘었으나, 대량생산이 절정에 달했던 1920년대에는 300달러 이하로 내려가기에 이르렀다. 포드는 부품들을 규격화하고 단순화하여 가격을 낮추었으며, 차체의 색상도 검정색 한 가지만을 생산했다. 1920년대 후반기에는 지나치게 획일화된 포드의 차량이 다양한 특징을 가진 다른 메이커의 차량들에 밀려 판매가 급격히 감소하기도 하였다.


포드가 차량을 개선시키는 목표는 성능을 향상시키거나 고급화시키기 위해서가 아닌, 품질은 유지하면서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생산비용을 낮추어서 궁극적으로는 판매가격을 인하하여 보다 널리 차량을 보급시키는 데에 있었다. 그러므로 가능하면 재료를 덜 쓰고, 낭비적 요인을 줄이며, 품질과 성능이 유지되는 최소한의 구조가 될 때까지 계속 줄여나가는 마이너스적 개념의 품질개선이었다.


이 개념은 오늘날의 산업공학 분야에서의 VE 기법과 동일한 개념으로서 자동차를 포함한 모든 제품의 품질 향상과 생산성 향상 등을 위하여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1920년대 말기까지 포드가 생산한 차들은 성능의 측면보다는 대중적으로 보급이 가능하여 사회 전반적으로 모터리제이션(motorization)을 이루는 데 공헌했다는 데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그 때까지 '공예품'의 성격이 강하게 남아 있던 자동차를 규격화된 '공업제품'으로 변화시켰다는 것도 주목할 만한 일이다.

 


대량생산 전후의 모델 T 비교

포드 모델 T는 여러 가지 변형 모델로 생산되었다고 알려져 있으나, 현재로서는 그 모두를 정확히 알 수는 없고, 남아 있는 자료들을 근거로 판단할 수 밖에 없다. 1910년도에 생산된 초기의 모델 T는 아직은 대량생산방식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여러 부분에서 수공업적인 성격을 발견할 수 있다. 차체 패널들이 모두 평판으로 제작되었으며 휠아치는 곡면이기는 하지만 금형을 사용하여 제작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리고 앞 유리창의 흔들림을 방지하기 위하여 A필라의 상단에서 차대 앞쪽 끝을 연결하는 보조 지지대를 장착하였다.


전체적으로 마차의 공법에서 크게 변화하지 않은 듯한 인상을 받을 수 있는데, 후기형인 1921년에 제작된 차량을 보면 기본적인 차량의 비례, 즉 축간거리, 엔진룸과 캐빈의 길이 비례 등은 거의 동일하지만 차체를 이루고 있는 부품들의 세부 형상은 상당한 변화를 보여 주고 있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차체에 전반적으로 곡면이 쓰였다는 점인데 이것은 차체의 판금작업을 초기형에서는 거의 수공업적인 방법으로 했다면 후기형에서는 금형을 이용한 프레스 가공을 통하여 대량으로 만들어냈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차체의 곡면처리가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은 앞유리창 아랫쪽의 카울패널이다. 초기모델은 보닛과 카울패널이 직각으로 만나는 데 반하여 후기형에서는 유연한 연결을 보여주고 있다. 차체 측면의 처리에서도 초기형에서는 평면의 도어가 장착되었으나, 후기형의 도어와 차체 측면은 아랫쪽으로 말려들어가는 곡면의 형태로 제작되어 있다. 차체면을 곡면으로 처리하는 것은 외관미를 향상시키기 위한 목적도 있겠지만,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차체패널의 강성을 높여서 별도의 보강재를 사용하지 않기 위한 방법으로서 취해진 것이다.


휠아치도 후기형에서는 프레스 가공품으로서 전체 형상도 곡선화되었고, 휠아치의 면에도 곡면이 사용되었다. 아울러 앞유리를 지탱하던 보조 지지대는 사라지고, 지붕도 구조가 복잡한 초기의 컨버터블형에서 후기형에는 간단하고 튼튼한 철제로 차체와 일체화시켜 부품수를 감소시키고 내구성과 생산성도 높아지도록 하였다. 
 


포디즘의 시원
한편 포드는 제작단가를 낮추기 위해 여러 부분에서 노력을 기울였다. 심지어는 부품업체들에게 부품을 납품하는 목재 포장 박스의 크기까지 일일이 지정했었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그 박스의 목재를 차량의 바닥에 깔기 위한 부품으로 활용하기 위해서였다고 하니 포드의 원가절감을 위한 발상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짐작하게 해주는 일이다.


공예적 성격이 강했던 유럽의 차량들이 플러스적 개념, 즉 고급화시키거나 대형화시켜서 차량을 개선, 발전시키는 방법을 취했던 것과는 달리 미국의 포드, 그 중에서도 모델 T는 근대 산업적인 의미에서 구조의 합리화와 효율성을 추구하고, 대량생산을 통한 품질과 생산성 향상 개념의 정립을 이루어낸 이른바 '포디즘(Fordism)'의 시원(始原)이라고 할 수 있다.


VE(Value Engineering)
공업제품의 설계나 구조 설정과정에서 기능과 재료와 원가의 관계를 면밀히 검토하여 결정을 내리는 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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